한정승인을 했는데 아는 채권자부터 먼저 갚아도 될까

한정승인 심판을 받은 뒤 독촉하는 채권자에게 먼저 갚아 주는 것은, 상속인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민법은 한정승인을 한 날부터 5일 안에 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사람에게 채권을 신고하라고 공고하게 하고 그 신고기간을 2개월 이상으로 두게 한 다음(제1032조 제1항), 그 기간이 끝난 뒤에 비로소 갚도록 정합니다. 갚는 방식도 정해져 있습니다 —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간 안에 신고한 채권자와 상속인이 이미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각자의 채권액에 비례해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제1034조 제1항). 한정승인이 줄여 주는 것은 갚을 책임의 크기이지, 누구에게 먼저 줄지를 고를 자유가 아닙니다. 이 순서를 건너뛰면 상속인 본인에게 책임이 돌아옵니다. 공고를 게을리하거나 변제의 순서와 비율을 어겨서 다른 채권자가 자기 몫을 받지 못하게 되면, 한정승인을 했더라도 그 손해는 상속인이 물어야 합니다(민법 제1038조 제1항). 한정승인에서는 상속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청산을 상속인이 직접 맡기 때문에, 청산을 어떻게 했는지가 그대로 상속인의 책임으로 남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심판문을 받아 든 다음의 순서는, 재촉하는 채권자에게 응대하는 쪽이 아니라 기한 안에 공고를 내고 신고기간이 지나갈 때까지 갚을 채권의 범위와 우선순위를 확정해 두는 쪽입니다. 한정승인 이후 상속인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한 글 법무사김재성 · 대한법무사협회 등록번호 제6509호 · 정본법무사사무소